교통안전지도사 · 빅데이터가 등하굣길 함께… ‘어린이 행복도시’ 로 쑥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성동구 관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구에서 채용한 교통안전지도사의 인솔하에 걸어서 등교하고 있다. 구는 교통안전지도사가 어린이 등·하교를 돕는 일명 ‘워킹스쿨버스’ 사업을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성동구청 제공

■ 로컬인사이드 - 성동구,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 주목

17개 초교 워킹스쿨버스 도입해
구에서 채용한 86명이 아이들 동행
4개교 과속경보 추가설치 이어
게임 같은 통학가상체험 만들어
정규수업 구성하고 의견 반영도


서울 성동구가 어린이의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에 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최대 규모로 ‘걷는(워킹) 스쿨버스’와 ‘교통안전지킴이’ 사업을 운영한 데 이어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초등학생 사망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같은 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학부모 100명 중 98명 만족 워킹스쿨버스=서울 성동구 관내 17개 초등학교 41개 노선에서는 평일 오전과 오후 워킹스쿨버스가 운행된다. 구는 지난 2014년부터 이 사업을 펼쳤는데, 구에서 채용한 교통안전지도사 86명이 등교 1시간, 하교 2시간씩 학교와 집을 오가는 지정 노선 곳곳을 누비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교통안전지도사들은 방향이 비슷한 초등학생 1∼3학년 아이들과 동행하며 등·하굣길 안전을 책임진다.

초등학교 7개교 120명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2022년 현재 17개교 9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방학 기간에 돌봄교실과 방과 후 학생도 지원한다. 또 지도사와 학부모, 공무원으로 구성된 SNS 단체 대화방을 통해 등·하교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며 코로나19 등 긴급 상황에도 대처하고 있다.

워킹스쿨버스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워킹스쿨버스 이용 학부모를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구 관계자는 “맞벌이 학부모의 경우 워킹스쿨버스로 아이들을 안전하게 등교시킬 수 있어 만족도가 더 높다”며 “우리 구는 워킹스쿨버스 운영을 위해 서울시 자치구 중 최대 규모의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는 등굣길 안전 취약 지점에 130명의 교통안전지킴이를 운영 중이다. 이들은 오전 8∼9시 안전 보행로를 확보해 교통안전지도를 펼치고 있다. 하굣길 역시 ‘성동형 공공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사각지대를 선별한 뒤 20개 학교에 2명씩 배치, 총 40명이 오후 2∼5시 교통안전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교통안전 시설물도 확대 설치=구는 안전한 통학로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초등학교·유치원 등에 50개 어린이보호구역을 지정한 데 이어 이들 지역에 LED 표지판과 속도 저감을 위한 신호·과속 단속 카메라, 태양광 과속경보시스템 등 교통안전 시설물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구는 지난 11월 말 응봉초, 사근초 등 4개소에 차량 감속을 유도하는 태양광 과속경보시스템 등 교통안전 시설물을 설치했다. 태양광 과속경보시스템은 주행 차량의 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제한속도 초과 시 경고 표시를 함으로써 운전자 감속을 유도하는 시설이다. 구는 지난 2007년부터 보호구역 내 차량 속도 저감을 유도하기 위해 과속경보시스템을 설치해왔으며, 이번 4개소 추가로 총 27개소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옥수초, 사근초 등 어린이(노인)보호구역 6개 지점에는 무인 교통 단속 카메라 설치를 추진 중이다. 운전자들에게 보호구역 내 안전속도 준수를 유도하고 꼬리 물기 등 교통법규 위반 차량 방지를 통해 스쿨존 내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는 조치다. 특히 도로교통공단 사고분석시스템 분석 결과 설치 이후 교통사고 발생이 21% 이상 감소하는 등 보행자 안전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버스 게임 활용, 어린이 눈높이로 만든 안전통학로=구는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를 활용해 ‘집에서 학교에 가는 게임(Sweet Home, Safe School)’을 만들었다. 구는 이 게임으로 통학로를 가상 체험한 후 초등학교 사회 교과에 나오는 사회문제 해결 내용을 반영한 커리큘럼도 마련했다. 응봉초와 협업해 4·5학년 전 학급을 대상으로 정규 수업 3차를 구성, 지난 9월 한 달간 진행했다. 이 수업에서 나온 어린이 의견을 반영해 통학로를 조성하기 위해 3억1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는 앞으로 통학로에 반응형 키봇, 스마트 반사경, 지능형 전광판, 지능형 CCTV 등 다양한 스마트 솔루션을 설치할 계획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최근 사회 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의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면서 “성동구는 워킹스쿨버스로 안전한 등·하교를 지원하는 동시에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성동을 만들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