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내년 미국 금리인하 계획없다”

■ Fed, 기준금리 0.5%P 인상

“물가안정 확신할 증거 더 필요”
내년에도 통화 긴축정책 예고
시장기대 꺾여 뉴욕증시 하락
한 · 미 금리차 1.25%P로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상단이 4.5%까지 올라 2007년 12월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25%포인트로 벌어져 지난 9월과 같은 자본 유출 우려에 따른 환율 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앞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Fed는 성명에서 “적절한 통화 정책 평가에 있어 향후 정보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도를 늦추긴 했지만 Fed는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던 ‘조기 피벗(금리 인하)’ 전망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경제 전망에 2023년 기준금리 인하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못 박으며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8명의 FOMC 위원이 판단한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치도 5.0∼5.25%(중간값 5.1%)로 지난 9월 전망치였던 4.5∼4.75%(중간값 4.6%)보다 훌쩍 뛰어올랐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 4.5%를 고려하면 앞으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추가로 남아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Fed는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내년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예측했던 1.2%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실업률은 4.4%에서 4.6%로 올려잡았다. 시장에서는 Fed가 내년도에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Fed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확인함에 따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이날 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25%포인트 차로 벌어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역전 폭을 기록했던 2000년 10월의 1.5%포인트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의 경우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 등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0.76% 하락 마감했다. 15일 오전 국내 코스피 지수 역시 장중 2380대로 뒷걸음질 쳤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