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음식물처리장·대구 군부대 유치 경쟁… 왜?

편익시설·주민기금 등 보상효과
기초지자체 시민위 발족 등 총력

포항=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적으로 님비(혐오시설 기피) 현상이 만연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기피 대상으로 여겨지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멸을 막기 위한 역발상으로 풀이된다.

1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경북 포항시의 신규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입지 후보 공개모집에 5개 지역이 신청했다. 남구 장흥동(제철동)·동해면 발산리, 북구 청하면 상대리·죽장면 침곡리·흥해읍 흥안리 등으로, 시는 올 상반기 중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가 추진하는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은 하루 처리 용량 200t 규모로, 오는 2027년까지 사업비 666억 원을 들여 건립된다. 입지로 선정된 지역에는 마을회관·노인정·목욕탕 등 주민들이 원하는 편익시설이 설치되고, 주민기금 등 20년 동안 최대 256억 원이 지원된다. 시 관계자는 “이들 지역에서 유치 신청을 한 것은 지원금과 보상 등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등 시설 설치가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입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곡리는 이 시설과 함께 포항에코빌리지(자원순환종합타운), 추모공원(종합장사시설) 등의 유치 의사도 밝혔다. 침곡리 전체 주민 35명 모두 60대 이상으로, 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하자 대부분 주민이 3개 시설 일괄 유치 의사를 표명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대구시가 추진하는 도심 4개 군부대 외곽 일괄 이전 사업에도 경북 지역 5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칠곡군·군위군·의성군·영천시·상주시 등으로, 저마다 ‘범시민위원회’ 등을 발족하고 유치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군 시설이 들어서면 인구가 늘어 소멸을 막고,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전 대상 부대는 대구 도심에 산재한 육군 제2작전사령부·50사단·5군수지원사령부 등과 공군 방공포병학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