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화재 대응력 키운다” … 소방관들 車시스템 열공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대구소방본부 소속 화재진압대원들이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실습실에서 전기자동차 구조론 교육을 받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대구소방본부 대원 150명
영남이공대서 ‘전기차 교육’
‘배터리 전원 차단’ 등 배워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 모터 제어기술, 무선충전시스템….

지난 17일 오전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스마트e-자동차과 실습실. 대구소방본부 소속 20여 명의 화재진압대원이 전기자동차 이론 교육을 받고 직접 분해하면서 구조를 익혔다. 자동차 관련 공학도나 배울 법한 교육에 소방진압대원들이 4시간 동안 숨죽이며 집중하고 있었다. 대구소방본부 소속 150여 명의 대원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이 대학에서 전기차 구조이론과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한승철 영남이공대 스마트e-자동차과 교수는 “대원들은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요한 전기차 배터리 구조와 위치, 전원 공급·차단 방식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전국 소방본부마다 전기차 화재 대응 교육 열기가 넘쳐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화재 진화에 많은 인원을 투입해도 장시간 걸리고 감전사고 우려도 있어 전문적인 대응 능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북·강원·제주소방본부 등은 지난해 말 전기차 화재 실험까지 하며 진화교육을 했다. 중앙소방학교는 신규 임용 소방대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화재 대응 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소방당국이 장비 27대와 인원 65명을 투입하고도 진화까지 2시간 50분이나 걸렸다. 지난 9일 세종시 소정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소방당국이 장비 17대와 인원 50명을 투입, 1시간 18분 만에 껐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는 2018년 3건, 2020년 11건, 2022년 44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 화재와 달리 전기차는 세부 구조를 익히고 화재 진압 방식을 반복적으로 교육하면서 숙달해야 진화의 어려움을 덜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전국 소방공무원 400여 명이 직접 시연하는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품평회를 개최했다. 소방청은 전기차 화재 진화 장비를 올해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