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으로 때리고 물고문해 고양이 죽인 군인들…발버둥 치는 모습 찍기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법원, 학대 주도한 병사엔 징역 6월에 집유 2년…방조한 상관엔 벌금 300만 원 선고

먹이를 주다가 고양이가 할퀸다는 이유로 거꾸로 매다는 등의 잔혹한 수법으로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발버둥 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군인들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고양이를 거꾸로 매달아 철문에 부딪히게 하거나 물이 담긴 종이컵을 이용,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등 매우 잔혹하게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부장 신교식)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병사 A(23)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동물보호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부사관 B(25) 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에게는 40시간의 폭력치료 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강원도 내 한 공군부대에서 현역병으로 복무 중이던 A 씨는 2021년 1월 중순 사무실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려다 고양이가 할퀴자 화가 났다. A 씨는 슬리퍼와 겨울용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주먹과 발로 고양이 머리와 가슴 등을 여러 번 때려 학대했다. 공소장에 담긴 A 씨의 고양이 학대 행위는 점점 더 잔인하게 변해갔다. 같은 해 1월 말엔 고양이를 거꾸로 매달아 철제문에 부딪히게 하고, 같은 해 2월 중순에는 물을 담은 종이컵에 고양이 입과 코 부분을 밀어 넣어 숨을 못 쉬게 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동료 등과 함께 지켜봤다.

결국 잔인한 방법으로 고양이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A 씨는 이를 방조한 B 씨와 함께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B 씨 역시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학대 행위를 돕거나 이를 지켜보면서,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고양이가 발버둥 치는 모습을 찍어 또 다른 병사에게 카톡으로 전송한 혐의를 받았다.

신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의 방법과 결과 등에 비춰 그 죄질이나 범정이 절대 가볍지 않다"며 "다만 아무런 전과가 없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