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용 전기 사용처 명확하게”… 한전, 종합대책 내놓는다

가공식품 저장 등 부정사용땐
일반용·주택용 전기요금 적용

한국전력공사는 판매 단가가 일반용보다 현저히 낮은 농사용 전기의 사용 기준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농사용 전기는 영세 농어민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전기 용도다. 이에 다른 용도와 비교하면 낮은 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농사용 전기에 대한 한전의 평균 판매 단가는 kWh당 56.9원으로, 일반용(139.1원) 대비 5분의 2 수준이다. 또 지난해 말 한전은 올 1분기에 적용하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도 농사용 전력량 요금에 대해서는 3년에 걸쳐 분할 인상함으로써 농사용 고객의 급격한 요금 부담을 방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한 농사용 전기 사용은 다른 사용자의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한전 판단이다.

특히 농사용 전력을 적용받는 저온저장고에 김치, 두부, 메주 등의 가공식품이나 식당에서 사용하기 위한 식자재는 보관 대상 품목이 아니고, 보관할 경우 엄격한 기준에 따라 일반용이나 주택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게 된다고 한전은 강조했다.

한전은 지난해 11∼12월 전남 구례군에서 농사용 전기 사용 계약을 위반한 사례 41건을 적발해 위약금 총 21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농민들은 “한전의 단속 기준이 모호하고 사전 계도·안내도 부족했으며 적발 방식도 부적절했다”고 반발하면서 집단 소송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날 “단속은 정상적 업무 절차에 의한 조치”라며 “위약금 부과 기준도 사내 요금업무처리지침 등에 모두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무처리 기준과 절차, 현장 적용의 적정성 등 농사용 위약 처리 전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위약 점검은 개선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사전예방적 차원에서 충분한 계도기간 운영과 적극적인 안내를 실시한 이후에 시행하고 전기의 무단사용에 대해서는 위약 점검을 지속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아울러 지역 농어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농어민들과 지속적인 상생을 위해 고효율 기기 지원 품목과 지원금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9억 원이던 관련 지원금 규모는 올해 14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농어업 기기의 효율적 전기 사용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