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기야 ‘방탄 전쟁’ 선언 민주당, 李 경호 조직 전락하나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16일 더불어민주당은 안호영 수석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통해 “이제부터 윤석열 검찰과의 전쟁”이라고 했다. 여러 당직자들도 “검찰 쿠데타” 등으로 가세했다. 그러나 이번에 영장이 청구된 대장동·위례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사건은 민주당의 정당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 범죄 혐의에 관련된 것이다. 민주당이 집권세력이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 수사가 시작된 ‘이재명 성남시장’을 둘러싼 사건이다. 이런데도 민주당이 정당 차원에서 야당 탄압, 정치 보복 등의 프레임을 내걸고 올인하는 것은 이 대표 방탄 전쟁에 나서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민주당은 17일에는 국회의원과 전국 지구당 위원장, 보좌관 등 1500여 명을 동원해 국회에서 집회를 벌이고, 18일에는 시내 중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도 열 계획이다. 영장 내용을 보면, 민주당의 활동과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 1년 반 가까이 수사한 검찰이 전형적인 ‘지역 토착 비리 혐의’로 결론을 내리고, 사법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검찰도 이 대표 아닌 ‘이 전 시장’으로 표기할 정도로 개인 비리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데도 당 조직을 총동원해 구속 저지에 나선다면, 공당(公黨)임을 포기하는 일이다.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무리하게 국회의원이 되고, 당 대표에 올라 당헌까지 개정하면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구축하면서 예견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는 당사자 차원에서 대응하고, 당직자들도 이 대표를 지원하려면 개인 차원에서 하는 게 기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앞선 세대가 힘겹게 쌓아 올린 정치적 자산을 모조리 갉아먹는 일이 된다. 특히 이 대표가 자신을 조봉암·김영삼·김대중에 빗댄 것은 그들을 욕 보이는 개탄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들 누구도 개인 비리로 탄압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55년 창당된 신익희·조병옥의 민주당은 수없이 당명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김대중 집권기까지 탈호남은 물론 김종필·전두환·노태우와도 손잡으며 기반을 넓혀 왔다. 민주화 적통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재명의 민주당’은 마치 이 대표의 경호 조직으로 전락해 ‘더불어방탄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생겼다. 참담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