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덮친 캠퍼스… “맛집 대신 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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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한번이면 학교식당 세끼”
주문 뒤 20분 이상 씩 기다려

“학생식당 줄이 너무 길어 음식 수령까지 20분이나 걸렸어요….”

4년 만에 본격적인 대학 대면 강의가 시작한 가운데, 대폭 오른 물가에 학생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사진).

9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연세대 학생회관 식당에서 만난 노건우(22) 씨는 “학식(학생식당 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학 17학번 신모(25) 씨도 이날 식당에 도착하고 20분이 넘게 지나서야 주문한 음식을 받았다. 그는 “대면 수업을 했던 2017~2019년 개강 초엔 줄이 아무리 길어도 10분이면 식사를 할 수 있었다”며 “최근에는 100명 넘게 대기하는 등 대기줄이 이전보다 확연히 길어진 게 느껴진다”고 했다.

학생식당과 달리, 대학 인근 식당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동국대 인근 충무로역에서 삼겹살집을 운영 중인 소기순(67) 씨는 “부모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니 학생들도 소비를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식 선호 현상이 나타난 것은 자취비, 교통비, 등록금 등이 일제히 오르며 대학생들도 극단적으로 생활비 절약에 들어가서다. 연세대 학생식당은 짜장면 4000원, 파스타 4900원, 국밥·볶음밥류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동국대 학생식당도 도시락 4000원, 덮밥류 4500원에 팔고 있다. 신촌 대학가 식당은 순댓국이 1만 원, 파스타가 1만6000원으로 학식의 약 2~3배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대학생 채모(23) 씨는 “맛집 한 번 갈 돈으로 학식을 먹으면 아침·점심·저녁 세 끼 해결이 가능한데,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