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봄축제에 시민 100만명 발길… 내년엔 더 많은 볼거리 마련할 것[기고]

■ 기고 - 서강석 송파구청장

지난 5∼9일 개최된 송파 ‘호수벚꽃축제’를 ‘아름다운 봄 이야기, 호수의 봄축제’로 명칭을 바꿔 진행해야 했다. 올해는 겨울의 끝자락인 3월의 평균기온이 50년 만에 가장 높은 9.4도를 기록했으며 봄꽃도 예년처럼 산수유·목련·개나리·벚꽃 등의 순으로 피지 않고 동시에 개화했다. 보름 걸리던 제주에서 서울까지 벚꽃의 상경속도도 불과 며칠로 바람처럼 빨라졌다.

서울의 명물 석촌호수의 벚꽃도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더니 4월 1일과 2일에 만개했다. 다행히 주말이라 이틀간 55만 명의 시민들이 오셔서 2.6㎞ 호숫가에 장관으로 핀 벚꽃을 즐기며 ‘노마스크’의 봄을 만끽하셨다. 미리 준비한 벚나무를 비추는 야간조명을 가동하고 구청과 경찰·소방이 함께 마련한 안전대책을 즉시 시행해 많은 방문객이 안전하게 환상적인 호수의 봄 벚꽃을 구경하셨다. 벚꽃은 절정인 2일부터 꽃잎을 날리기 시작했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연분홍 벚꽃잎이 ‘꽃비’가 돼 날리는 멋진 장관에 시민들은 환호하며 셔터를 눌렀으나 구청장의 마음에는 비가 내렸다. 벚꽃축제 개막일인 5일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 조금 오래 피는 수양벚꽃만 여전히 화사한 꽃잎을 머금고 축제 개막행사장을 빛내줬다. 비록 벚꽃은 졌으나 봄비가 온 후에 봄날은 더욱 아름다웠다. 나무들은 연녹색 어린잎들을 터트리고 푸르러졌으며 연분홍 벚꽃에 이어 붉은색 영산홍, 철쭉 그리고 튤립, 라일락 등 봄꽃들이 줄을 이었다. 호수의 봄축제로 명칭을 바꿔 진행한 축제에도 100만 명의 시민들이 다녀가셨다.

봄비가 잦아든 5일 저녁 아름다운 성악과 멋진 팝페라 공연으로 시작한 개막식에 이어서 5일간 송파구립합창단·송파구립실버악단 등 구립 문화예술단체의 공연과 젊은이들의 버스킹·시 낭송회·팝·재즈 등 다양한 공연이 수변 무대에서 펼쳐졌다. 호숫가 벚나무를 비추는 야간조명은 황홀함을 더했으며 송파구 새 캐릭터인 ‘하하’와 ‘호호’ 포토존에는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 젊은 연인들이 줄을 섰다. 호수 곳곳에 캐리커처·페이스 페인팅·업사이클 체험 등 부스와 액세서리, 공예제품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마련돼 시민들께 재미를 선사했다. 석촌호수 인근 카페와 음식점의 매출액도 60% 이상 증가했다.

송파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호수를 가지고 있다. 호숫가를 따라 왕벚나무·산벚나무·수양벚나무·겹벚나무 등 1120주의 벚나무가 있다. 왕벚나무는 조금 흰색의 꽃을 피우며 꽃말이 ‘순결’이다. 산벚나무는 연분홍 꽃을 피우며 꽃말이 ‘고상함’이다. 수양벚나무는 진분홍색 벚꽃으로 꽃말은 ‘은총’이다. 겹벚나무는 꽃잎이 겹쳐나며 꽃말이 ‘교양’이다. 내년부터는 송파의 벚꽃축제를 한 주 앞당겨 순결하며 고상하고, 교양 있는 축제를 시민들에게 선사해드릴 수 있는 은총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