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세사기’ 건축왕 동해개발사업 밀어주기·쪼개기 의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도청사 전경. 강원도청 제공

김진태 강원지사 "선정기준 맞추기 위해 사업부지 축소·분할"
도 자체 감사로 사업자 선정 과정·이후 행적 등 의혹 해소 방침


춘천=이성현 기자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으로 구속기소 된 남모(61) 씨가 강원 동해시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밀어주기와 사업부지 쪼개기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개발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선 사업지구 토지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 전체 사업부지를 축소한 후 3개 지구로 나눠 남 씨가 선정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24일 김진태 강원지사는 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업을 시행하려면 사업 부지의 땅 5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게 힘드니까 전체 사업 부지를 193만 평에서 103만 평으로 줄여줘 남 씨가 추가로 땅을 매입하지 않고도 사업자로 선정됐다. 도 감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는 이렇게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남 씨를 사업에서 배제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 사업계획을 보니 망상지구에다 9000여 세대의 아파트를 대규모로 짓겠다는 것인데 도가 규제를 풀어가면서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남 씨를 사업에서 배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남 씨가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과 선정 이후 각종 의혹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감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2달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망상지구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범대위)는 남 씨가 대표로 있던 특수목적법인(SPC) 동해이씨티가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개발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선 사업지구 토지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동해이씨티가 2018년 1월 경매로 확보한 토지는 전체(6.39㎢)의 2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후 동자청은 같은 해 4월 개발계획 변경을 통해 전체 면적을 축소한 후 사업부지를 3개 지구로 나눠 동해이씨티가 3.44㎢ 면적의 망상1지구 토지 52%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도 관계자는 "남 씨가 망상1지구 같은 큰 사업을 어떻게 맡을 수 있었는지 감사를 통해 다시 짚어보고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