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에 자금난까지… 중소 수출기업 “자포자기 심정”

무역협회 현장 애로 간담회
“외국인력 채용 확대 등 시급”

수출 중소기업들이 누적되는 금융과 인력 애로, 급격한 임금상승 등으로 극도의 어려움에 처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의 ㈜아이에스시 본사에서 열린 ‘한빛회(한국을 빛낸 무역인 상을 받은 기업인들의 모임) 기업 수출 현장 애로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개진됐다고 1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과 나성화 원스탑수출·수주 지원단 부단장, 배수천 가람전자㈜ 대표이사, 최명배 ㈜엑시콘 회장, 정영배 아이에스시 회장 등 기업인 8명이 참석했다. 이명재 ㈜명정보기술 대표이사는 “일본의 한 파트너가 일본 근로자 임금은 250만 원 정도로 한국 근로자의 임금 수준보다 낮으니 일본 근로자 채용을 고려해 보라고 제안할 정도로 많은 기업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상 상황인 만큼 외국 인력 채용을 정부가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은 프로세스 엔지니어가 부족한데 우리도 인력이 부족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관련 인력의 미국 유출까지 우려된다”며 “특히 반도체 산업은 물리, 기계, 화학 등 종합 지식이 필요한 산업임을 고려해 반도체 인력 양성과 교육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중소 제조기업 A사 대표는 “수출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수출 금융 기관들의 보증 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수출 금융 기관들은 담보를 요구하는 등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며 “담보 없이도 수출 주문만 있으면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등 신용 위주의 보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일부 수출기업들이 누적되는 인력, 금융 애로로 인해 거의 자포자기하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