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장관 “한일 초계기 갈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실무협의 가속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싱가포르서 3년 6개월 만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4일 한일 국방 교류의 최대 걸림돌인 ‘초계기 갈등’에 대해 "(양측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로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과 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실무협의부터 시작해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양 장관은 미래지향적 한일·한미일 안보협력 진전 및 한일 국방 당국간 소통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일 국방 당국간 현안에 대해 재발방지책을 포함한 협의를 가속화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공격 목적으로 조사(照射)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일본 측은 그 증거라며 초계기 내부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고, 한국 측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양측의 입장은 지금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며 국방 당국 간 교류도 그 여파로 중단됐다.

양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또, 한일 정상이 한일관계 정상화가 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하고, 양국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한 만큼, 한일 국방 당국도 안보협력 증진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위성 명목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안보리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 및 대응을 위해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진전시키고, 한일 국방 당국간 신뢰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수준에서의 교류협력 증진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 간 만남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