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교통통제·보고체계 미흡 수사… 업무상과실치사 적용 가능성

경찰, 책임소재 등 확인 착수

경찰이 폭우로 침수돼 최소 13명이 사망한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대대적 수사에 돌입했다. 미호강 제방관리가 미흡했고, 교통 통제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금강홍수통제소와 관할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에 대한 조사와 책임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경찰청은 88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먼저 침수 원인으로 지목된 인근 미호강의 범람 과정부터 들여다볼 방침이다. 당시 홍수 경보에도 제대로 된 제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던 경위와 300∼400m 거리인 지하차도에 대해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중점 수사 대상은 홍수 경보를 발령한 금강홍수통제소와 충북도청, 청주시청, 흥덕구청 등 관할 지자체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 사고가 일어나기 4시간 전부터 미호천교 주변에 홍수 경보를 발령하고 충북도와 청주시 등 76곳에 통보문과 문자를 발송했다. 사고 발생 두 시간 전엔 청주 흥덕구청에 주민 대피·통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통제소와 도청, 시청, 구청 간 사고 직전까지 대화들이 오갔는지, 통제소 경고 이후에도 대처가 미흡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은 해당 공무원들이 도로와 제방 관리에 소홀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예정이다. 또 실종자 수색과 배수 작업이 끝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 2020년 7월 집중호우로 차량이 물에 잠겨 3명이 숨졌던 부산 초량지하차도 사건에서도 부산 동구 부구청장 등 공무원 11명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