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달고 살던 수근이 몫까지 살아보겠다”…순직 해병 모친 심경 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군 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다가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의 어머니가 해병대가족모임 인터넷 카페에 ‘감사 인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아들을 보낸 마음을 남겼다.

26일 해당 카페에 따르면 채 상병의 모친은 전날(25일) 올린 글에서 “지금도 믿어지지 않고 피어야 될 꽃이 일찍 저버려 정말 가슴이 먹먹하고 이게 현실인가 싶은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갑자기 해병대 지원을 했다고 통보식으로 말을 해서 놀라고 믿어지지 않았다”며 “쉬운 길 있는데 왜 힘든 길을 택해서 가냐 말려도 보고 취소하라고 여러 번 (말을) 했다”고 썼다. 그는 “그래도 남자라면 해병대를 다녀와야 하지 않겠냐고 하길래 저희도 아들 뜻을 존중해 줬다”며 “수료식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지금도 가슴이 아려오고 그때 많이 좀 보고 많은 대화를 할 것을. 모든 것이 아쉬울 뿐이다”라고 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아들은) 항상 학교 다닐 때나 군대 가서 전화 통화 말미에 ‘사랑해요’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며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올 것만 같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조문 오시고 함께 마음과 힘을 보태주시어 감사하다”며 “힘들지만 수근이 몫까지 우리 부부가 최선을 다해 살아보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의 격려와 위로가 있어서 기운과 힘을 낼 수 있었다”며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이나 경황이 없어 글로 대신함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남겼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