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가족 보일러 일산화탄소 누출 의심 사망·중태…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 44명 중 43명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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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 괴정동 아파트 안방서 할머니, 외손녀 숨진 채 발견, 딸 중태
소방 출동해 확인 결과 문 굳게 닫혀 있고, 검안서 일산화탄소 확인
무주군 단독주택 일가족 사망 등 보일러 가스 사고 유출 주의 필요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 가정에서 일가족이 숨지고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보일러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

지난 2일 밤 10시26분 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아파트 안방에서 A(여·92) 씨와 외손녀 B(3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딸인 C(65) 씨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응급처치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사고는 ‘오랜 시간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된다’는 A 씨 가족의 신고를 받은 소방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 확인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문을 잠겨 있었으며, 외부 출입, 외상 등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가스 보일러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A 씨 가족이 숨진 것으로 본다. 시신 검안 결과 일산화탄소 수치가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한다"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집안의 창문이 모두 닫혀 있어서 환기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일어난 가스보일러 사고 20건 피해자 44명 중 4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의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전북 무주군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일가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당시 경찰은 연통과 보일러 접합부에 틈이 생겨 그 사이로 일산화탄소가 나온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