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서 항상 시원한 그늘 선물해주는 나무들아 고마워”[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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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부산교육감賞 장전초 남예인 학생

To. 우리 동네 나무들에게.

안녕, 나무들아? 나는 예인이라고 해. 그거 알아? 우리는 거의 매일 보는 사이인데, 막상 이렇게 너희들에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 쑥스럽네.

요즘 날씨가 갑자기 무척 더워졌잖아. 그래서 너희들이 힘들지는 않을까 생각했어. 사실 나는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그런데 얼마 전, 너희들이 만들어준 그늘 아래 앉아 있으니 그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너무 시원하더라고. 그 당시 너희에게 느낀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써.

나는 매일매일 너희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받고 있어. 바람이 불 때면, 예쁜 바람 소리를 만들어줘서 고마워. 내 방에서 창문을 열면 금정산이 보이거든? 바람이 불 때마다 너희들을 뒤덮고 있는 잎사귀들이 흔들리며 상쾌한 소리가 나. 그 소리를 들으면 힐링이 되는 기분이야. 너희는 예쁘기도 참 예쁘다? 봄에 분홍색, 하얀색, 노란색 꽃을 피워줘서 내 눈을 호강시켜줘. 여름에는 눈이 편안한 초록색도 만들어주고, 가을에는 빨갛고 노란 단풍잎으로 알록달록하게 꾸며주고, 겨울에는 예쁜 동백꽃을 피워주지.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고마워. 그거 알아? 예전에 나는 종이접기를 참 좋아했어. 종이학을 접어 백 개를 모으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많이 접었어. 너희들이 만들어준 종이로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지. 비록 백 개 다 접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그런데 우리로 인해 너희들이 많은 것을 잃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해. 쓸데없이 종이를 낭비해서 너희들이 많이 베인 것 같아. 그리고 우리가 만든 환경 오염 때문에 너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나는 너희에게 늘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해. 그래서 나는 너희를 지키기 위해 작은 실천들을 시작할 거야. 재활용을 잘하거나, 식물을 심는 것처럼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중요한 일들 말이야.

나의 오래되고 소중한 친구야. 항상 내 곁에 있어 줘서 참 고마워.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매일매일 만나자. 그럼, 안녕!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