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20개 내가 먼저” … 해결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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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양의지 vs 에레디아… 올 결승타 9개 공동 1위

양, 정교함·파워 스윙 ‘호쾌’
올 득점권 타율 0.455 막강

에레디아, 선구안 최대 장점
득점권 타율 0.417 ‘믿음직’
두 선수 모두 삼진아웃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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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의 ‘해결사’ 경쟁이 뜨겁다.

올해 KBO리그가 전체 일정의 절반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와 SSG의 외국인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17일까지 9개의 결승타를 날려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결승타는 승부를 결정짓는 안타다. 양의지의 한 시즌 개인 최다 결승타는 2021년 기록한 17개,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에레디아는 12개의 결승타를 날렸다. 현재의 추세라면 두 선수 모두가 개인 최다 기록을 넘어 2020년 나성범(KIA) 이후 첫 시즌 결승타 20개 고지를 밟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2014년부터 집계된 결승타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은 2015년 나성범이 NC 시절 남긴 22개다.

양의지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다. 투수 리드와 경기운영 능력은 ‘역대급’이란 찬사가 붙었고, 블로킹과 송구 등 수비 능력도 단연 돋보인다.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포수이면서도 빼어난 타격 솜씨까지 갖춰 매년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를 9차례(지명타자 1회)나 받았다. 이는 이승엽 두산 감독(10회)에 이어 역대 최다 수상 단독 2위. KBO리그 2년 차 에레디아는 올해 외국인타자 중 유일한 쿠바 출신이다. 지난해 타율 0.323으로 부문 5위에 올랐던 에레디아는 올 시즌 한층 정교해진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17일 기준 타율 0.366으로 이 부문 1위, 최다 안타도 1위(96개)를 달리고 있다.

두 선수의 타격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양의지는 정교함과 파워를 두루 갖춘 타입. 통산 1778경기에서 0.309의 타율을 유지 중인 양의지는 타고난 힘에 폴로스루가 좋아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양의지는 2014년부터 10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통산 홈런수는 253개다. 안타 생산 능력에서는 에레디아가 앞선다. 에레디아는 선구안이 좋고,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여지없이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장점. 특히 허리 회전이 동반된 스윙으로 타구 방향이 다양하다.

양의지와 에레디아에게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득점권에서 긴장감을 즐긴다는 것. 득점권이란 주자가 2루 이상 진루한 상황을 의미한다. 득점권 타율은 ‘승부사 기질’을 평가하는 척도에 비유되는데, 두 선수 모두 찬스가 오면 놓치지 않는다. 양의지는 득점권 타율이 0.455(77타수 35안타)에 이른다. 올해 리그 타자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이다. 에레디아도 득점권에서 0.417(84타수 35안타)의 고타율을 뽐내고 있다. 양의지는 올해 타점 54개 중 46개를 득점권에서 만들었다. 에레디아 역시 51개의 타점 중 46개를 득점권 상황에서 쓸어 담았다. 물론 두 선수는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도 강하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양의지의 타율은 0.422(128타수 54안타), 에레디아는 0.387(124타수 48안타)이다.

여기에 두 선수는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다. 양의지는 올해 68경기에서 단 21개의 삼진만 당했다. 리그 전체 3위. 에레디아 역시 67경기를 치르면서 삼진아웃은 36번뿐이다. 올해 외국인타자 중 두 번째로 적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