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교원 자격 등 난제는 ‘공란’… ‘반쪽 유보통합안’에 교육계 반발

■ 2026년 시행 때까지 진통 예상

교육청, 교부금 충당 계획 이견
보육단체, 별도 자격취득 반대

교육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2026년부터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재원과 교사 자격 등 숱한 쟁점을 ‘공란’으로 남겨둔 채 시행계획 시안을 발표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불만과 반발이 속출하고 있다. 유보통합 추진의 근간이 되는 재원 마련 문제부터, 최대 난제로 꼽히는 교사자격 통합 문제까지 구체안이 나오지 않아 연말 최종안이 확정될 때까지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교육계는 유보통합 시행계획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최소 10조 원대 재원 추계와 재정 마련 방안이 구체화돼 있지 않다는 점에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17조1000억 원의 영유아 지원 예산은 유보통합에 따른 교사 처우 개선, 무상교육 확대 등을 위한 금액이 포함되지 않아 교육부로 얼마나 이관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재정 확보 계획 없는 유보통합안은 반쪽짜리”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어린이집 보육 예산에 쓰던 국고를 넘겨받더라도 지방자치단체 예산 등은 이전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정부는 유보통합에 따른 추가 소요 예산 규모조차 연말 시행계획 확정 전에는 밝히기 어렵다며, 필요시 저출생 상황으로 여력이 생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청과 교원단체 반대가 만만치 않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시안 발표 후 “유보통합 예산 규모를 명확히 산정하고, 교부금 전용이 아닌 국가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첨예한 유보통합 기관 교원의 자격 문제를 놓고도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교육부는 발표에서 통합교사 자격을 ‘영유아정교사(0∼5세)’로 할지, ‘영아 정교사(0∼2세)와 유아 정교사(3∼5세)’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현직 교사들이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특별양성과정 또는 대학(원) 신편입학을 거쳐야 한다고만 설명했다. 최성균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사무총장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려면 정당한 절차와 기준에 부합한 보육교사에게 통합 자격을 줘야 하는데 시안에는 명확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경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은 “통합교원이 되기 위해 학교에서 별도 자격을 취득하라고 하는 건 보육교사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지현·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