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용암급 난도’… “수험생 부담·사교육 의존 심화” 우려

영어 1등급 비율 1.47% 불과
“수학 4개문항은 고교과정 밖”

지난달 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수학과 영어를 중심으로 “최상위권도 풀기 힘든 ‘용암 난도’”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입시 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2일 교육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수학 과목에 킬러(초고난도) 문항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 영어는 수험생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를 키울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6월 모의평가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으로,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후 모의평가와 수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표준점수는 시험 난도가 높을수록 올라간다.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지난해 수능의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148점)보다도 4점 높은 것이다. 평가원이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변별력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면서 고난도 문항을 다수 배치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 46개 문항 중 4개의 문항(8.7%)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킬러 문항”이라고 주장했다.

6월 모의평가 영어의 경우 절대평가임에도 1등급 비율이 1.47%에 불과해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입시업계 평가가 나왔다. 평가원은 절대평가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 1등급 비율인 4%대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2018년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 22번의 수능·모의평가 중에서도 가장 적은 1등급 비율을 기록한 셈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험에서는 영어 34번 문항 정답률이 27.5%로 가장 낮았지만, 지난달 모의평가에서는 36번 문항 정답률이 8.5%로 가장 낮았다. 영어 1등급 비율이 지난해 6월 모의고사 7.62%에서 수능 4.71%로, 이번 시험에선 1.47%로 널뛰기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