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은 반대지만 너무 잘 맞아[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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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송수호(33)·정예선(여·34) 부부

소개팅으로 만난 남편 첫인상은 ‘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결혼한 지금도 집에서는 저(예선) 혼자 재잘대고 남편은 묵묵히 들어주는 편이에요. 고백도 매우 어수룩했어요. 세 번째 만나는 날 북악 스카이웨이로 드라이브를 갔는데, 차 안에서 “한 번 만나보지 않을래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장난삼아 “꽃과 편지를 준비해서 제대로 고백해”라고 했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남편은 제게 첫눈에 반해 고백하지 않으면 금방 떠날 거 같다는 마음에 나름 용기를 낸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연인이 된 뒤 저는 내성적인 남편을 짓궂게 놀리며 데이트를 즐겼어요. 한 번은 놀이동산에 교복을 입고 데이트를 가자고 졸랐는데요. 당시 경악하던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남편은 두말하지 않고 저와 교복 데이트를 해줬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실 우린 매우 잘 맞는 사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대학원에 다니다 군대에 가 입대가 늦은 편이거든요. 비록 훈련소 교육만 마치고 나와 한 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고무신 생활을 충실히 한다는 생각으로 매일 편지를 썼습니다. 그곳 생활이 너무 힘들었는지 남편이 제 편지를 받고 정말 좋아했어요. ‘이 사람은 자유를 뺏기면 많이 힘들어하는구나…. 결혼을 해서도 자유는 지켜줘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성격이 아주 달라요. 저는 감성적이고, 남편은 이성적입니다. 그래서 연애 시절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남편은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저는 세상사에 너무 쿨한 남편을 이해하기 힘들었죠. 지금은 서로를 너무 잘 알아요. 저는 남편에게 제 감정을 잘 설명해 주고, 남편은 논리적으로 제가 놓친 부분을 짚어줍니다. 지금은 15개월 된 딸의 부모로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잘 살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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