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보복탄핵, 검사회의 열자”… 검찰 집단반발 확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민주당, 탄핵할 자격 있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순직 해병 특별검사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밤샘 농성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민주당의 탄핵 발의’에 격앙

이원석 총장 글에 댓글 280여개
간부들, 잇달아 “나를 탄핵하라”

국정조사급 청문회 ‘불참’ 고심
출석은 하되 답변 않는 방안도

더불어민주당이 현직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검찰 간부들이 “나를 탄핵하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사 탄핵 조사를 ‘보이콧’하거나 전국검사회의를 여는 등의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4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한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검사들은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해 실체적 진실을 밝혔을 뿐”이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위법적인 사항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또 “수사 실무자들을 상대로 탄핵안을 발의한 것은 자신들을 수사하면 어떤 구실로도 탄핵안이 발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신들에 대한 수사 등을 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겁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탄핵소추 대상이 된 검사 중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은 고 차장이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지낼 때 부장검사로 재직했다. 나머지 한 명은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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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의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은 몰랐다”며 “삼권분립이 명확히 규정된 대한민국 헌법하에서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며 이 전 대표 수사를 총괄했던 송경호 부산고검장은 전날 “실무를 담당한 후배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통해 직무를 정지시켜 수사와 재판을 지연시키지 말고, 2022년 5월부터 2년간 중앙지검장으로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를 총괄했던 나를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야당의 탄핵안에 대응해 ‘국정조사급’의 법사위 청문회를 예고한 야당의 조사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탄핵 대상이 된 검사 4명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제 불출석할 경우 국회가 동행명령을 내릴 수도 있어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출석은 하되 답변을 하지 않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전국검사회의를 열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아직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회의를 당장 열더라도 논의해서 낼 결론이 없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다수에 의한 표결로 탄핵안을 밀어붙인 민주당에 먼저 자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앞서 ‘탄핵소추 사유의 부존재 설명자료’를 내고 검사 4명에 대한 탄핵 근거가 없다고 민주당의 주장을 공식 반박했다. 대검은 A4용지 5장 분량의 자료에서 “수사의 적법성이 이미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선형·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