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공영방송 정상화·민생경제 회복 박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장관급 지명자들 한자리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완섭(왼쪽부터) 환경부 장관 지명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지명자가 연단 위에 서 있다. 연합뉴스

■ 장관급 3명 인사 배경·전망

“방송, 공기 아닌 흉기라 불려”
이진숙, 공공성 회복 강한 의지
경제전문 기재부 출신 2명을
환경장관·금융위원장에 지명

민주 “이진숙 부적절한 인사”
청문회서 총공세 나설 것 예고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방송통신위원장에 4일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은 공영방송 정상화 등 미디어 공공성 회복 작업에 본격 돌입한다. 이 지명자는 지명되자마자 “방송이 이제는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 불린다.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지탄을 받는다”며 MBC 사장 교체 등 방송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또 경제 전문가인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를 금융위원장·환경부 장관에 동시 지명, 하반기 ‘민생 경제’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 지명자에 대해 “언론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추진력으로 방통위원회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 공공성, 공정성을 회복해 방송 신뢰 회복을 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지명자는 지명 소감에서 이동관·김홍일 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공세로 인해 자진 사퇴한 것에 대해 “정치적 탄핵을 앞두고 대한민국 방송과 통신 기관의 업무 중단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했다. 야당의 탄핵 공세가 방통위 정상화나 방송 정상화가 아닌, 정략적 의도의 ‘정치적 탄핵’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지명자는 공영방송 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 지명자는 “제 4부라고 말하는 언론은 말 그대로 공기로, 공적인 그릇이기도 하고 우리 삶을 지배하는 공기다. 언론이 부패하면 우리 삶이 썩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송이 이제는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 불리고,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지탄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 노동단체로부터 독립해야 하는데, 공영방송 언론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이라 생각한다”며 “공영방송이 노동권력에서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MBC, KBS, EBS 등 공영방송 이사 임기가 끝나는데, 임기가 끝나면 마땅히 새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했다. 전임 김홍일 위원장 체제에서 의결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속도감 있게 이어가며 공영방송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하며 향후 청문회에서 총공세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사장이 부적절한 인사라는 판단은 너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23일 김효재 전 방통위원(여당 몫)의 임기가 만료됐을 때 국민의힘이 후임으로 추천한 인사로, 당시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MBC 홍보국장으로 정권 편에 서서 MBC 기자들의 총파업 의도를 왜곡한 인물”이라며 반대해 본회의 표결이 무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환경부 장관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금융위원장에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금융위 출신이나 환경부 출신 인사를 금융위원장·환경부 장관에 기용하지 않고, 기재부 출신 경제 전문가를 부처에 내려보낸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환경도 경제, 안보도 경제, 문화도 경제”라며 “민생 경제를 전방위로 돌볼 것”이라고 했다.

관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용산이 부처 체질 개선에 본격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국정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업무능력 등에 대한 용산의 검증이 끝난 경제 관료를 부처로 내려보낸 데 따른 반응이다. 이들은 대통령실의 ‘민생 경제 최우선’이라는 하반기 정책 방향을 충실히 구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에서는 용산 비서관 출신, 기재부 출신 인사를 쓰는 장·차관급 인사가 향후 더 자주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기은·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