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C ‘스타트업 투자’ 한 분기만에 47% 급증

AI 열풍에 2분기 556억달러
로이터 “챗GPT 이후 회복세”

고금리와 경기 부진에 얼어붙었던 미국 벤처캐피털(VC) 시장 규모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2년 새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벤처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556억 달러(약 77조145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378억 달러)에 비해 47% 급증한 것으로, 2022년 2분기(776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을 중심으로 VC 시장이 살아나면서 전 세계 벤처 투자액도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943억 달러로 증가했다.

VC 시장이 살아나게 된 데는 AI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2022년 고금리 등의 여파로 위축됐던 VC 시장이 오픈 AI의 챗GPT 출시 이후 투자 수요 증가가 몰리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2분기 VC 투자자금의 절반가량인 271억 달러가 AI 스타트업에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xAI에 60억 달러,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스타트업 코어위브에 11억 달러, AI 기업을 위한 데이터 제공업체 스케일AI에 10억 달러가 유입됐다. 투자회사 인스티튜셔널 벤처 파트너스(IVP)의 톰 러베로는 “AI 열차가 역을 출발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그 열차에 탑승해야 한다”며 AI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미국 스타트업들의 인수·상장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엑시트 규모는 236억 달러로, 1분기(378억 달러)보다 150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