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엔솔 사장 “배터리 분야 투자 속도 조절해야”

“일등이란 자만심 버려야”
임직원에 관행 혁파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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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사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4일 “지금은 투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로,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민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인한 배터리 수요 감소와 중국발(發) 물량 공세 등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LG에너지솔루션 구성원들에게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립시다’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당부했다.

김 사장은 “전기차 캐즘으로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이 변했고, 배터리 외 산업에서도 최고라 인정받던 기업들이 제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며 “‘질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일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래를 대비할 근성과 체력을 기르고 도전과 혁신 DNA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역시 공격적 사업확장을 통해 시장을 선점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며 “과거 배터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며 갖게 된 일등이라는 자신감이 오히려 자만심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시장 환경에 따른 유연한 체질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설비·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했다”며 “시장을 개척하며 생긴 일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프랑스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르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기에 이룬 고무적인 성과로 이 같은 성공 경험을 하나씩 쌓아 나가야 한다”며 독려했다.

그동안 중국이 장악해 온 유럽 시장에서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국내 업체로는 처음이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