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어선다고 빨리 내리는 것 아니에요[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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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풍경

사진·글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손님 여러분, 방금 우리 비행기는 목적지인 제주공항에 착륙했습니다. 비행기가 완전히 멈춘 후 좌석벨트 표시등이 꺼질 때까지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승무원의 안내 방송이 나오기가 무섭게 여기저기 ‘딸깍딸깍’ 하고 안전벨트 푸는 소리가 들린다. 급기야 일어선 승객이 있는지 “손님 앉아 주세요!” 하는 다급한 승무원의 외침도. 활주로를 빠져나온 비행기가 지정된 주기장까지 가는 시간은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마침내 비행기가 멈추고 좌석벨트 표시등이 꺼지는 순간, 어느새 비행기 통로는 일찍 나가려는 사람들로 이미 꽉 찬 상태. 비행기와 탑승교 또는 트랩이 연결되고 안전 상태 확인 후 문이 열리기까지 5∼10분은 꾸부정하게 벌 받는 듯 기다려야 한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2019년 7월, 미국 웨스트제트 전세항공편에서 승무원이 촬영한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영상을 보면 단 한 명의 승객도 먼저 일어서지 않고 기다렸다가 차례대로 일어나 짐을 챙겨 내리는 장면이다. 화제가 됐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것. 이런 방법으로도 내리는 시간은 크게 줄지 않는다고 항공전문가는 말한다. 공항 도착장을 빠져나가기까지 셔틀을 통해 이동하는 경우와 짐을 찾는 등의 순서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내에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즐거운 여행을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 촬영노트

“버스 완전히 정차 후 내리기”처럼 비행기에서도 “차례대로 일어나 내리기” 캠페인을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