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결과 발표 앞둔 경찰… ‘임성근 불송치’ 가닥

‘수중수색’ 지시 관련성 못찾아
수사심의위 결정과 같은 결과

안동=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조재연 기자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불송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채 상병 사망 당시 불거진 ‘수중 수색’ 지시에 직접적인 관련성을 확정 지을 수 없다는 것으로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결정과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8일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심의위 의견대로 가는 것 같다”며 “검찰은 종종 심의위 의견과 다른 결론을 내리지만, 경찰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전담수사팀은 그간 채 상병 순직 수사를 위해 임 전 사단장, 이용민 전 7포병 대대장 등 피의자 8명과 참고인 57명 등 65명을 조사했다. 압수물 분석, 전문가 자문, 수사심의위 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임 전 사단장을 비롯한 피의자 9명에게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집중호우로 하천이 불어나 위험한 상황에서 사병들에게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도 없이 무리하게 실종자 수색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임 전 사단장은 “당시 현장 작전통제권은 육군 50사단에 있었다”며 “지휘권이 없었던 만큼 책임도 없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했다.

경찰은 피의자 9명 중 임 전 사단장과 하급간부 등 3명을 제외한 채 상병 직속상관이었던 이 전 7포병 대대장 등 6명만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5일 수사심의위가 권고한 내용을 수용하는 것이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일대 내성천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주민들을 찾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후 박정훈 대령을 단장으로 하는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경찰에 이첩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해병대 대대장 2명의 혐의만 적용해 다시 이첩되는 등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