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기계금속단지 이전… 문래 예술의전당·꽃밭정원 ‘활짝’ [서울인사이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개장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꽃밭정원에서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바로 옆에는 오는 2027년 착공하는 ‘문래 예술의전당 건립부지’의 푯말이 보인다. 영등포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젊은 도시’로 재탄생하는 영등포구

지난 5월 ‘정원 도시’ 선언
문래동에 꽃밭정원 첫걸음

바로 옆의 도시텃밭 자리엔
2030년 예술의전당 들어서

‘쇠깎는 소리가 클래식으로
쇳가루가 꽃가루로 바뀌어’
최호권 구청장에 응원문자

서울 영등포구가 ‘젊은 도시’로 재탄생한다. 그 중심에는 문래동이 있다. 구는 지난 5월 문래동에 꽃밭정원을 개장하면서 ‘젊은 도시, 영등포’를 향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문래동은 꽃밭정원 외에도 △영등포 문래 예술의전당 건립 △문래동 기계금속단지 일괄 이전 추진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400%까지 상향) 조례 개정에 따른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추진 등 각종 현안으로 ‘젊은 도시, 영등포’를 향한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구는 최근 시립문래청소년센터에서 ‘문래동 현안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 향후 문래동의 청사진을 상세히 설명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시립문래청소년센터에서 가진 ‘문래동 현안사업 주민설명회’에서 문래동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먼저, 지난 5월 선언한 ‘정원 도시 영등포’의 첫걸음인 ‘문래동 꽃밭정원’에 대해 영등포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꽃밭정원을 포함한 문래동 공공부지는 지난 2001년 재일동포 사업가 고(故) 서갑호 회장이 세운 ㈜방림방적이 영등포의 발전을 위해 공공기여한 약 4000평의 대규모 부지이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높은 울타리로 막혀 있어 보기에도 답답하고 좋지 않아 주민들의 철거 요구가 끊이지 않았는데, 서울시에서 23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아시아산림협력기구라는 국제기구의 후원금을 받아 정원을 조성하면서 마침내 활짝 열린 힐링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주민설명회에서 만난 주민들은 “여기가 정말 문래동이 맞는지 모르겠다” “집 앞에 정원이 생겨 동네가 다 훤해졌다”며 꽃밭정원에 대한 호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5월 문래동 주민들은 최 구청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문래동 꽃밭정원 옆 도시텃밭 자리에는 ‘영등포 문래 예술의전당’이 들어선다. 2027년 착공, 2030년 완공 예정인 문래 예술의전당은 △1200석의 대공연장과 300석의 소규모 공연장 △전시실 및 지역 예술가 창작공방 △구민 문화교육 시설 △50m(8레인) 수영장 등으로 구성된다.

영등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서울시 유일의 ‘문화도시’이다. 현재 3분의 1은 꽃밭정원, 3분의 2는 도시텃밭으로 사용 중이며, 도시텃밭 부지에 ‘영등포 문래 예술의전당’이 들어서는 것이다. 최 구청장은 “영등포 문래 예술의전당이 완공되면 꽃밭정원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 명실상부 서울시 유일 문화도시 영등포, 예술도시 영등포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래동은 영등포의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APT) 건립 시 용적률을 400%까지 상향할 수 있도록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가 개정됨에 따라, 노후 주거지와 공업단지가 혼재된 문래동의 신속한 정비가 가능해졌다. 구는 지난 5월 문래동에 위치한 목화마을활력소 2층에 ‘재개발·재건축 제2상담센터’를 개소했다. 제1상담센터는 지난해 5월 신길5동주민센터에 개소해 활발한 상담과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고, 양평동·당산동·문래동 일대 주민들의 요구로 문래동에 추가 개소하게 된 것이다. 최 구청장은 현재 75개소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제조업의 뿌리인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의 일괄 이전에 대한 계획도 설명했다. 현재 문래동에는 약 1300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으나, 임대료 상승과 시설 노후 등으로 수익성과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체 전체를 한꺼번에 옮겨야 분업과 연결의 제조업 생태계를 그대로 구성할 수 있고 공장 규모도 키울 수 있어 통째로 이전하기 위한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기계금속단지가 이전하고 난 자리에는 △인공지능(AI) 고등학교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등 미래 첨단 4차 산업의 메카를 추진한다.

최 구청장은 이날 최근 구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소개했다. 메시지는 ‘지금 영등포는 쇠 깎는 소리를 클래식 음악 소리로 바꾸고, 쇳가루를 꽃가루로 바꾸는 마술에 걸려 젊은 도시 영등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최 구청장은 “현재 문래동은 꽃밭정원을 시작으로 젊은 도시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라며 “그동안 영등포는 쇳가루 날리는 철공소와 낡고 오래된 구도심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젠 그늘을 걷어내고 구민과 함께 ‘정원 도시, 문화·힐링 도시, 첨단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