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때 ‘비호감’이던 남편[결혼했습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결혼했습니다 - 김우빈(29)·김주진(여·29) 부부

저(주진)는 4년 전 소개팅으로 남편과 처음 만났습니다. 남편 첫인상은 솔직히 별로였어요. 제가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데, 만나기 4시간 전에 갑자기 약속 시간을 좀 미루자는 거예요. 게다가 만나고 나선 게임에서 아이템 산 이야기, 비싼 자전거를 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별로 관심도 없는데 말이죠.

그날 집에 남편이 차로 바래다줬는데, ‘아뿔싸’ 제가 들고 갔던 우산을 두고 내렸어요. 이 사람과는 두 번 만날 일이 없겠다 싶어 우산은 깨끗이 포기했죠. 재밌는 건 남편은 이걸 ‘그린 라이트’로 받아들였다는 거예요. 남편은 적극적으로 대시했죠.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첫인상은 비호감이었는데, 점점 밝고 재밌는 남편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죠.

사실 결혼도 남편 전략에 넘어간 측면이 있어요. 연애하면서 결혼은 생각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갑자기 결혼 박람회에 다녀오자는 거예요. 할인도 많이 해주고 계약금만 걸어놓으면 2년 뒤에 해도 상관없다고요. 무엇보다 “결혼할 상대가 바뀌어도 모른 척해준대”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남편 말에 홀리듯 다녀온 박람회에서 덜컥 계약까지 해버려 그 이후론 속전속결로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결혼 준비를 시작하다 보니 아무래도 금전적인 어려움이 많았어요. 부족한 지갑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죠.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무작정 산 정상에서 팔아보겠다고 해 같이 등산한 적도 있고요. 간판 만들어주는 사업을 하려고도 해봤어요.

제대로 성공한 건 없었지만, 남편과 함께라면 뭐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은 어떤 상황에서나 자신감 넘쳤고, 함께 있으면 남편 특유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제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죠. 저희는 이제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해 2세와 함께하는 생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