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친구 신청에 홀린 듯 수락[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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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해빈(34)·이소미(여·29) 부부

저(소미)와 남편은 함께 일하던 뷔페식당에서 처음 만나게 됐어요. 보통 연령대가 높은 여성 고객들이 직원을 부를 때 “자기야”라고 하는 게 재밌어 저희도 서로 장난스럽게 그렇게 부르곤 했죠. 하지만 같이 일할 당시에는 서로 직장 오빠·동생처럼 편하게 지냈어요. 일을 그만두고 4년 동안 연락이 없었죠. 그런데 어느 날 SNS에 남편으로부터 친구 신청이 들어와 있는 거예요. 홀린 듯이 수락하고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남편은 소극적인 면이 강해서 지금까지 연애하면서 한 번도 먼저 고백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어 먼저 고백했다고 해요.

남편은 자기가 손가락을 다쳤을 때 제가 보여줬던 모습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해요. 남편이 직장에서 손톱에 피멍이 들 정도로 다친 적이 있는데, 꾹 참고 데이트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는지 “병원에 가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상태가 심각해서 당장 응급실로 가자고 했어요. 진단 결과는 골절. 제게 말도 안 하고 끙끙거리고 있는 모습에 처음엔 화가 났는데 나중에 무척 걱정이 되더라고요. 자기보다 더욱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은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얼마 전 이직을 위해 퇴사했어요. 맞벌이 부부다 보니 한 사람이 직장을 관두면 힘들 수도 있어서 남편과 먼저 상의했습니다. 퇴사하게 된 상황인데,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가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제 말에 남편은 “그러지 말고 공부에 집중해”라고 답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다는 건 가능하다면 전부 지원해 주겠다고 응원해 줬어요. ‘나도 나중에 남편이 의지할 수 있는 아내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한 계기가 됐습니다. 아직 이뤄야 할 게 많은 초보 부부지만, 앞으로도 이 마음 변치 않고 예쁘게 사랑하겠습니다. 5년 뒤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자는 약속도 꼭 지키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