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언니·오빠들과 ‘특별한 합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부설초등학교 음악수업실에서 이 학교 학생들과 아프리카 가나 학생들이 함께 관악기를 배우고 있다. 서초구청 제공

서초구 서울교대 부설초등학교
가나 중학생 10명 초청해 교류
‘1인 1악기’ 수업하며 우정나눠
구 “현지 수업 지원도 검토 중”

“한국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부설 초등학교에서는 서툴지만 아름다운 악기들의 ‘화음’이 폭우를 뚫고 퍼져 나갔다.

이날 음악수업실에선 아프리카 가나에서 온 남녀 중학생 10명과 이 학교 학생들이 금관악기·타악기 등을 함께 연습하며 연주하고 있었다. 이는 서울 서초구가 14일부터 21일까지 가나 학생들을 초청한 교육 교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가나 학생들 초청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약 5개월간 실무 준비 끝에 이뤄졌다. 서울교대 부설 초등학교의 안광용 교장은 “가나 학생들과의 교육교류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나 학생들은 서울교대 부설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업을 먼저 참관했다. 이어 피부색이 다른 한국 학생들과 오케스트라 연주 수업을 함께 받으며 본격적으로 하나가 됐다. 트럼펫, 트롬본 등 관악기들을 교사의 지도 하에 함께 연주하던 가나 학생들은 악기에서 제소리가 안 나올 때마다 멋쩍게 웃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악기의 소리가 제대로 터지자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축하해줬다. 가나 학생인 함프리 아두 오데이(14) 군은 “오늘 체험해본 악기 중에는 프렌치호른이 연주하기 제일 쉬웠고 재밌었다”며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 학교 생활 전반에 관심을 보인 아쿠아 바피와 콰퐁(13) 양은 “한국 학생들은 자신들의 휴대전화, 패드 등 전자기기들을 학교로 가지고 오는 게 허락돼 많이 부러웠다”면서 “나도 한국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가나 학생들이 각자의 학교에서 ‘1인 1악기’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가나 학생들이 협연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사운드 오브 서초 오케스트라 선도학교’(SSO선도학교) 사업을 해왔다. 초등학교 오케스트라 활동을 지원해 클래식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학생들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2019년부턴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다양한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서초 초등 1인 1악기’ 사업을 추진해왔다. SSO선도학교는 비올라, 플루트, 트럼펫 등 오케스트라 악기를 구비할 수 있는 구매비로 최대 3억 원, 강사지원비 3억 원, 연습을 위한 음악예술실 조성비로 1억 원 등 총 7억 원을 지원받는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