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하니 한밤중 찾아와[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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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이찬빈(30)·여하영(여·27) 부부

말레이시아에서 인턴십을 마치고 귀국한 저(하영)는 지인이 주선해 준 소개팅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SNS로 봤던 남편이 무척 마음에 들어 꼭 제 남자로 만들어야겠다 다짐했죠. 소개팅 당시에도 “좋아하는 노래가 같다” “우리는 통하는 점이 많다”면서 호감을 많이 표현했어요. 남편도 저를 싫어하지 않는 눈치였어요. 외려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했을 때, 저를 끌어당겨 보호해 주기도 했죠. 하지만 아무리 봐도 고백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거 같아 “그런데 언제 고백할 거예요?”라고 직설적으로 물어봤어요. 그러자 남편이 진지하게 사귀자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연애 때부터 제게 매우 헌신적인 사람이었어요. 당시 아르바이트 때문에 제가 경북 구미에서 대구로 출근해 오후 11시에 퇴근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매일 제가 일 마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와줬어요.

한번은 친구들과 부산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요. 자정이 넘어 남편에게 전화로 “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 시간에 남편이 구미에서 부산까지 달려와 준 거예요. 제가 여행 중이어서 30분 만에 다시 구미로 돌아갔지만요. 나중에 들었더니 졸음 쉼터에서 잠깐 쪽잠을 자고 바로 출근했다고 하더라고요.

위기가 없었던 건 아녜요. 제가 카페 개업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남편에게 이별을 통보한 일이 있었어요. 하지만 남편이 저를 사랑해 줬던 기억이 계속 떠올랐어요. 또 그만큼 돌려주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많이 울었어요. 결국, 남편에게 다시 만나자고 연락하면서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다”고 했어요. 지난해 5월 부부가 됐습니다. 결혼하고서 바로 아이 계획을 세웠는데, 얼마 전 쌍둥이가 저희에게 찾아왔어요. 오는 12월 엄마가 된답니다.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가정에 사랑을 베풀고, 아이들도 그 사랑을 주변에 많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