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공직사회 ‘당직’… 광주시도 내달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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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상황실서 기존 업무 통합
양성통합 당직제 도입 확산도

광주=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공직사회에서 ‘당직근무제’가 사라지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매일 공무원 2∼4명씩 투입해 관행적으로 운영해 온 당직근무(휴일·평일 야간)를 잇달아 폐지하고 나선 것이다. 당직근무 시간대에 접수되는 민원 대부분이 교통 불편 등 단순 신고인 반면, 당직근무에 따른 공무원들의 업무 피로도와 육아 부담 등 부작용은 오히려 커 시대 환경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2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광주시는 오는 8월 1일부터 당직근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24시간 운영하는 재난상황실에서 기존 당직 업무를 통합 운영한다. 시는 현재 휴일(오전 9시부터 24시간)·평일(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에 총 3명(5급 이상 1, 6급 이하 2명)으로 당직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낮 근무(일직)는 여성 공무원이, 밤 근무(숙직)는 남성 공무원이 담당한다. 시가 당직근무를 폐지한 것은 저출생 위기에 공무원 업무·육아 부담을 줄이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광주시 관계자는 “당직 민원은 단순 안내나 타 기관에 이첩할 내용이 대부분으로 업무 부담에 비해 실효성이 적어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가 지난해 당직근무 전화(일 평균 29건)를 분석한 결과 택시 불친절 등 단순 신고가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실제 민원으로 접수된 것은 일 평균 4건(타 기관 이첩)에 불과했다. 이 같은 실효성 논란 때문에 당직근무 폐지는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경남도는 지난 2019년 7월 전국 최초로 당직근무를 폐지하고 재난상황실에서 통합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벤치마킹해 전남도(2020년), 경북도(2021년)에 이어 지난해 강원도가 도 본청 직원의 당직근무를 없앴다. 부산시, 제주도, 경기도 등도 당직근무 폐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공무원 증가에 따른 ‘양성통합 당직제’를 도입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기존에는 ‘남성 숙직’ ‘여성 일직’이 일반적이었으나 대부분 지자체의 여성 공무원 수가 절반을 차지하면서 양성평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시, 부산시, 인천시, 대구시, 대전시, 세종시, 제주도 등 7개 지자체가 양성통합 당직제를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