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집권 2년, 멀어진 검찰 측근… ‘검찰 주류세력’ 바뀔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 총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한동훈 이어 이원석 ‘尹과 갈등’
‘차기 총장 주축으로 재편’ 전망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비공개 소환·사후 검찰총장 보고를 두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윤석열 대통령과도 완전히 결별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이자 최측근으로 평가됐던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 여사 문제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모습과도 오버랩된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 집권 2년 만에 검찰 내 옛 최측근들이 대통령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가 되면서, 검찰 내 주류 세력의 재편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차기 검찰총장 인선 절차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는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과 임관혁(26기) 서울고검장, 신자용(28기) 대검 차장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 차장검사를 제외하고는 과거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지 않는 인물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가까웠던 특수통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검찰에서 같이 근무했던 인사들이 퇴조하고, 새로운 검찰총장을 주축으로 검찰 내에 ‘신(新)주류’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김 여사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 지검장 등은 남은 윤 정부 임기 내 검찰 내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검장은 과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냈지만, 윤 정부 초반 핵심 인사로 분류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근무연이 없고, 당시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대통령 견제 차원에서 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 총장과 윤 대통령이 멀어졌다는 관측은 지난 5월 검사장·고검장급 인사 때부터 수면 위로 노출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주도했고, 이 총장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적이 있다. 당시는 이 총장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현 부산고검장)에게 김 여사 관련 신속한 수사와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직후였다.

이번 이 총장과 이 지검장 갈등 국면에서 법무부와 대통령실은 이 지검장을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 총장이 오는 9월 15일까지인 임기를 채우더라도 대통령실과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장이 거취 문제를 조만간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장은 지난 22일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그게 부족하다면 그때 제 거취에 대해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