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정치화에… 김천시 공무원노조도 탈퇴 결정

208명 투표참여 97.1% 찬성
집회동원 강요 등에 반발 확산

김천=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김천시 공무원노동조합이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탈퇴를 결정했다. 공무원의 처우 개선보다 정치투쟁 참여를 강요하는 민노총과 전공노에 대한 반발이 조합원 사이에서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강원 원주시·경북 안동시 공무원 노조도 이러한 이유로 독자 노선을 걷는 등 전공노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전공노 경북지역본부 김천시지부는 지난 22일 조합원 208명이 참여한 가운데 조직 형태 변경 및 규약제정 건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202명(97.1%)이 전공노 탈퇴에 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천시 공무원노조 총 조합원은 294명이다. 김천시 공무원노조는 단독 노조 출범을 위해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현욱 전공노 김천시지부장은 “민노총과 전공노 등 상급 조직의 정부 정책 반대 집회 동원 강요 등에 대한 젊은 공무원들의 불만이 컸다”며 “우리는 조합원 근무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젊고 유능한 노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시 공무원노조는 2006년 4월 600여 명의 조합원이 전공노에 가입했다. 하지만 2018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민노총 산하 연맹단체와 심한 마찰을 빚었으며 이로 인해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했다. 김천시 공무원 노조 탈퇴 추진 과정에서 전공노 측이 다른 지부의 도미노 탈퇴를 우려하며 심하게 제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주시 공무원노조는 2021년, 안동시 공무원노조는 지난해 전공노를 탈퇴했다. 안동시 공무원노조의 탈퇴 역시 당시 낮은 보수와 악성 민원 등 처우 개선을 외면하고 정치투쟁에 몰두하며 강압적으로 조합원을 동원하는 상급 조직에 대한 젊은 공무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