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OOC 부산 개최와 해양 리더십[문화논단]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매년 1월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WEF에서는 당면한 전 지구적 경제·사회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및 저소득 국가 간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위한 국제 협력기구인 코백스(COVAX)의 설립과 운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양 분야에도 WEF에 필적하는 토론의 장이 있다. 바로 ‘아워 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다. 2014년 미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래 해마다 각국의 정·재·학계와 국제기구 리더들이 모여 해양안보, 해양환경, 기후변화 등 우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해양 분야의 다양한 이슈를 치열하게 논의해 왔다. 2023년 6월 유엔에서 채택된 ‘유엔 국가관할권 이원 지역의 생물다양성 협약’은 OOC의 성과다. 공해는 전 세계 바다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러나 각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인 공해는 자원 남획 등으로 인해 환경 파괴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다자조약을 통한 공해 관리 체계 확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OOC를 계기로 국제 협약 체결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제10차 OOC가 내년 4월 우리나라 대표 해양도시인 부산에서 열린다. 사흘로 예정된 이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 100여 개국 정부와 비영리단체(NGO) 및 기업 대표 등 1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0차 OOC는 해양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10년간의 노력을 되돌아보고 다음 10년의 협력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수산 자원 감소,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공동체 소멸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 대안이 다뤄질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해양 분야의 디지털화는 특별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해안침식 방지, 해양 기후변화 예측, 해양 구조, 수산물 양식, 선박 운항 자율화 등 새로운 10년 동안 상용화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혁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은 세계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양수산부는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국정 과제에 맞춰 제10차 OOC를 계기로 아태경제협력체(APEC) 해양장관회의 개최 등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국제 협력에 선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 특히, 출범 이래 바다와 관련된 업무를 통합 관리하면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해양수산 분야 전 지구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적 대안을 도출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우리의 해양, 우리의 행동(Our Ocean, Our Action)’은 제10차 OOC의 슬로건이다. 기후변화, 해양오염, 지속가능어업, 해양안보 등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는 여전히 첩첩 쌓여 있고, 그 양상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바다는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실천 없는 말과 지식은 무의미하다. OOC를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행동을 견인하고 글로벌 해양 강국으로의 위치를 공고히 다져나갈 수 있도록 성공적 개최를 응원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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