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공무원들… 지난해 민간취업 심사 1000명 육박

과도한 업무·낮은 연봉 등 영향

지난해 민간기업으로 직을 옮긴 퇴직 공무원이 1000명에 이르는 등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허리급 간부 외에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들의 이탈 추세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기업과 기관 이직을 위해 취업심사를 신청한 퇴직 공무원은 99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887명(약 89%)이 취업 승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744건)보다 19.2% 늘어난 수치로, 지난 2001년 취업심사 제도가 시행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 중 민간 이직 비중이 높았던 검찰·경찰·국방부뿐 아니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 내 엘리트 공무원들의 이직도 증가하는 추세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정부부처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뿐 아니라 MZ 공무원의 퇴직이 증가하면서 업무 연속성과 전문성 등 공공 부문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근속 연수가 5년이 되지 않은 퇴직 공무원은 1만3566명으로, 지난 2019년(6500명)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은 민간 대비 낮은 연봉과 경직된 공직문화를 공직사회 이탈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경제부처의 경우 업무량이 과도하고 정권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