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타고… 폭염 속 ‘코로나 역습’

■ 코로나입원 4주새 3.5배로 폭증

검출률 4주새 3배 이상 높아져
여름철 실내 에어컨 가동 늘며
‘밀집·밀폐·밀접’ 환경 노출 탓

소아청소년 ‘백일해’도 유행중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는 것은 폭염 등 날씨와 무관치 않다. 여름철 폭염 탓에 에어컨을 트는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비말감염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7∼8월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난 만큼 당분간 감염자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26일 질병관리청의 ‘급성호흡기 감염증 원인바이러스 검출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6월 넷째 주 7.4% △7월 첫째 주 11.6% △7월 둘째 주 13.6% △7월 셋째 주 24.6%로 급증했다. 검출률은 이달 셋째 주 24.6%로 6월 넷째 주 7.4%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주와 견줘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코로나19는 이달 첫째 주와 둘째 주 가장 많이 검출됐던 리노 바이러스도 제쳤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달 셋째 주 가장 많이 검출된 호흡기 바이러스다.

입원 환자 수는 지난달 넷째 주부터 늘고 있다. 지난달 넷째 주 63명, 이달 첫째 주 91명, 둘째 주 145명, 셋째 주 225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청은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된 후 전국 병원급 표본감시기관 220곳을 대상으로 입원환자 현황을 감시하고 있다.

우세종은 오미크론 계열 KP.3다. 이달 셋째 주 KP.3 검출률은 39.8%로 지난달 12.1%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KP.3는 면역회피능력이 강한 편이지만 현재까지 전파력·중증도 증가와 관련된 보고는 없다. 앞서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KP.3가 유행한 바 있다. KP.3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처음 검출된 이후 48개국으로 퍼진 상태다. 세계보건기구도 ‘모니터링변이(VUM)’로 감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오미크론 계열로 분류되고 있다. 그동안 유행을 주도했던 JN.1 검출률은 이달 기준 19.5%로 지난달(59.3%)에 비해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폭염 탓에 실내 활동이 늘어난 점이 코로나19 재확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코로나19는 환기가 안 되고, 많은 사람이 모여 접촉하는 3밀(밀집·밀폐·밀접) 환경에서 쉽게 확산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환자 수는 겨울철 유행 이후 5∼6월까지 감소하다가 7∼8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더운 여름에 실내 밀폐된 공간에 많이 모이는데 이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에어컨 바람을 타고 돌아다닌다”며 “비말감염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되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마스크를 요즘 안 쓰기 때문에 더 빨리 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하는 백일해도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7월 셋째 주 신고된 환자 수는 3170명으로, 6월 넷째 주 1604명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지난달 24일부터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