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확보”… 중구, 경찰에 ‘공동현관 프리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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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부터 아파트단지 14곳 시행

가정폭력 등 위급상황 신속대처
리모컨 눌러 공동현관 즉시개방
경비원·신고자가 못 열때 조치
순찰차당 1개 부여 24시간 관리

25일 오후 112 긴급신고를 받고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로 출동한 순찰차에서 내린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재빠르게 건물 공동현관 앞(사진)으로 달려갔다. 한 경찰관이 손에 쥐고 있던 무선 리모컨을 누르자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열리는 공동현관문이 활짝 열렸다. 이들은 곧바로 상황 조치를 위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날 서울 중구가 중부서와 함께 지난 5월 전국 최초로 시범 도입한 ‘공동주택 공동현관 프리패스’(프리패스) 시연이 진행됐다. 이 시스템은 수신기가 설치된 공동현관 2m 내에서 무선 리모컨을 누르면 현관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시연에 참여한 경찰관은 “얼마 전 화재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이 공동현관문을 열지 못해 결국 문을 통째로 깨고 들어가는 일이 있었다”며 “이제는 이전보다 빠른 상황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의 2개 단지에서 시범 운영되던 프리패스가 이달부터 관내 14개 단지에서 본격 시행된다.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한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 접수 후 경찰의 현장 도착 소요 시간을 1분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범죄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시스템은 긴급신고를 받은 경찰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출동하더라도 공동현관문을 열지 못해 현장에 바로 진입할 수 없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긴급 상황 발생 시 공동현관문은 경비원이나 신고자 본인이 열어줘야 하는 실정이다. 이때 경비원이 부재중이거나 신고자와 가해자가 한 공간에 있는 경우 문을 열지 못할 수 있고 죽음의 문턱에 놓인 시민의 생명도 살리지 못하는 등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평균 긴급 출동 시간은 4분 34초이며, 서울의 경우 4분 8초였다. 구 관계자는 “특히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찰차당 1개씩 부여되는 무선 리모컨은 차량 스마트키와 함께 24시간 관리돼 분실 우려도 극히 적다. 경찰 관계자는 “리모컨을 분실했을 경우 현장에서 경찰이 직접 분실 리모컨 정보를 삭제 후 재등록할 수 있어 분실되더라도 타인이 리모컨을 작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민·관·경 협력으로 쏘아 올린 프리패스가 본격적으로 구민들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