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년연장 계획 내놓자… 취업난 청년들 뿔났다

남 60세 · 여 50세서 늘릴 조짐
SNS서 “기회 박탈” 반발 확산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경제난으로 중국 청년들의 취업난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이 정년 연장 계획을 내놓자 SNS를 중심으로 청년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청년층 대 중장년층 간 ‘세대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26일 중국 SNS 웨이보(微博) 등에는 중국공산당이 지난 21일 공개한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결정에 담긴 정년 연장 계획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왔다. 결정은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발성과 유연성의 원칙에 따라 법정 정년을 점진적으로 늦추는 개혁을 꾸준하고 질서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명시했다. 현재 중국 정년은 남성 60세, 여성 50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웨이보 게시글과 댓글 대다수는 정년 연장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사회에 더 활력이 생기고 소비력도 향상될 것”이라면서 “정년 연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열심히 살고 일찍 은퇴해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라”고 적었다. 경기 침체 속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과 더 오래 일하고자 하는 중장년층 간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 온라인상에 “1990년 이후 출생자의 정년은 남녀 모두 65세로 확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해당 주장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청년층의 반발에도 빠른 고령화로 연금 재정이 고갈되고 있어 정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9년 중국 사회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의 국가 연금 기금은 2035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금 지불 비용은 지방 정부 재정의 주요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