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총 104명 지원… 정부, 대책 바꿔 “이달중 추가모집”

정부 “추가대책 없다” 해놓고
또 입장 번복해 공정성 논란

31일 마감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응시율이 100명대, 1% 남짓으로 저조하자 정부가 하반기 추가 모집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추가 대책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정부가 의료계에 거듭 특혜를 제공해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인턴 13명, 레지던트 91명 등 총 104명이 지원했다. 총 모집인원 7645명 가운데 약 1.36%에 불과한 수치다. 빅 5 병원엔 총 45명이 지원했다. 하반기에 총 440명을 모집한 서울아산병원은 지원자가 0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성모병원을 산하에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도 지원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역 병원 전공의들의 수도권으로의 연쇄 이동 효과를 기대했던 빅5 병원마저 저조한 지원율을 보인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이달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상세 일정은 이달 초에 공고할 예정이다. 추가 대책은 없다고 했던 정부가 전공의들의 외면에 명분도, 실리도 잃고 있는 모양새다. 의료계에 계속 특혜를 제공하면서 공정성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복지부는 30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추가 모집은 이 같은 입장을 이틀 만에 번복한 것이다. 지난달 8일 복지부는 지난 2월 19∼20일 병원을 불법 이탈한 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1만여 명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전공의들이 1년 내 동일 전공·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는 수련 규정도 완화했다. 당시 결정은 정부가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현재 의사국가시험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에게 추가 국시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정부는 과도한 전공의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안 최종안’을 8월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9월 중에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