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유산업 일군 선구자… 장학사업에도 헌신[부고]

김선동 전 에쓰오일 회장 별세
서울대 등에 연구비 300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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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유 산업의 선구자인 김선동 전 에쓰오일 회장이 82세로 별세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1942년생인 김 전 회장은 지난 1963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대한석유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하며 정유 산업에 발을 들였다. 김 전 회장은 1974년 김성곤 쌍용그룹 회장에 의해 발탁돼 쌍용양회공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쌍용정유 설립을 주도했다.

1991년 쌍용정유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이란 자본이 철수한 자리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로 대체했다. 아람코에 회사 지분 35%를 넘기고 4억 달러의 투자와 20년 원유 장기 공급을 보장받았다. 매해 흑자 경영을 달성했고 1996년에는 금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2000년 3월 쌍용정유를 에쓰오일이라는 이름으로 바꾼 것도 김 전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도 펼쳤다. ‘미래국제재단’을 설립해 국내외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환경 보호 및 의료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김 전 회장은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과 의료기관에 총 300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 기부금은 장학금·연구 지원·시설 개선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으며, 많은 학생과 연구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공로로 김 전 회장은 2010년 서울대 발전공로상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와 세 자녀가 있으며, 장례는 오는 13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