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대장 강모 씨가 지난 6월 2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하람 의원 "설문 원본 삭제하고 보고서에도 구체 답변 누락"
지난 5월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 도중 훈련병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육군 12사단이 사고 직후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2사단 감찰부는 훈련병 사망 사고 직후인 지난 5월 28일 사망한 훈련병과 같은 기수인 12사단 신병교육대대 24-9기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감찰부는 설문에서 신병교육대 내 인권침해 및 가혹행위 여부 등을 물었다. 실제로 ‘신병 교육 및 훈육을 빙자한 얼차려가 있었는지’ 묻는 항목엔 총 답변자 234명 가운데 76명이 ‘있었다’고 답했다.
감찰부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사단장에게 보고했는데, 보고 내용에는 얼차려와 관련된 훈련병들의 구체적 답변 내용이 모두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천 의원은 밝혔다.
천 의원에 따르면, 훈련병들이 직접 작성한 설문조사 답변지 원본도 전량 파기됐고, 이전 신병 교육 기수인 23-18기, 24-1기, 24-5기에 대한 설문조사 답변 자료 역시 파기됐다.
국방부는 천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얼차려 관련 사항은 이미 수사기관이 조사 중인 사안으로 설문 결과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설문 답변서를 파기한 이유에 대해선 "설문 작성자의 신상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천 의원은 "수사와 관련된 주요 자료의 원본이 모두 파기되고 결과 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삭제돼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동기 훈련병들의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스스로 산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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