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피앤오케미칼’ 매각… 2차전지 집중

OCI에 지분 51% 모두 넘기기로
1500억 안팎 재무개선 효과 기대

2차전지 소재 선두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이 첨단 화학 소재 기업인 OCI와 합작해 세운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OCI에 전량 매각한다. 포스코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 구상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축소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2차전지 소재 사업 분야에 역량을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과 OCI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피앤오케미칼 지분 양도 및 인수 안건을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포스코퓨처엠이 보유하고 있는 피앤오케미칼 지분 51%를 모두 OCI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퓨처엠으로 지분 매각 대금 500억 원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또한 부채도 OCI로 귀속돼 약 1500억 원 안팎의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지분 인도가 완료된 뒤 부채 감축,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피앤오케미칼은 2020년 7월 포스코퓨처엠과 OCI가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반도체 소재인 과산화수소를 주로 제작해 온 피앤오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의 표면을 코팅하는 데 쓰이는 피치(석탄이나 석유를 정제할 때 만드는 탄소 물질)의 국산화를 추진해 왔다. 포스코퓨처엠은 피치 생산을 통해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 원료, 중간 소재, 최종 제품 생산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하지만 피앤오케미칼은 지난해 67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공장을 가동한 이후 생산단가, 물류비 등이 치솟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분야 부진까지 겹쳐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지분 인도를 계기로 불필요한 사업 분야를 정리하면서도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OCI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2차전지 소재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OCI는 지난 6월 전북 군산에 2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특수소재 공장을 착공하는 등 해당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