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에 국가재정 10조 첫 투입

5년간 필수의료에 건보 등 총 20조

韓총리, 의료파업 긴급 장관 회의
여야, 오늘 간호법 처리 조율

향후 5년간 필수·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국가 재정 10조 원을 포함해 20조 원 이상 투입된다. 의료 개혁에 국가 예산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의료를 국방과 같은 반열에 놓고 의료개혁에 재정을 대대적으로 투자해 국내 의료체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27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5년간 필수의료 확충과 지역의료 복원을 위해 20조 원 이상 쏟아붓는다. 국가재정에서 10조 원, 건강보험에서 10조 원 +α를 투입할 예정이다. 국가 재정은 주로 전공의 수련 국가 지원,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 국내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쓰인다. 내년부터 매년 2조 원을 투입해 국립대 의대 교수를 330명 증원하고, 산부인과·외과 등 필수의료 전공의 4600명에게 수련 수당(월 100만 원)을 지급한다. 건보 재정은 중증질환과 소아·분만 수가 등 왜곡된 보상체계를 바로 잡는 데 쓰인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보건의료노조 파업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노조에서 파업을 강행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분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오는 29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비상진료·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한 총리는 “파업에 참여하는 병원을 국민 여러분께 신속히 안내해드려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여야 간 이견을 빚고 있는 간호법 제정에 대해선 이번 회기 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여야는 핵심 쟁점인 진료지원(PA) 간호사 업무 범위 등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남은 쟁점 해소를 위한 법안 심사를 진행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권도경·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