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부당대출’ 불똥…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막판 변수

내일 주주매매계약 안건 논의
당국 적격성 심사 통과 남아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인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서 험로에 진입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재를 시사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동양·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우리금융은 지난 6월 패키지 인수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 등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가 그간 순항했던 것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동양·ABL생명은 수년간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의 잠재적 매물 1순위였으나, 생명보험 업황 악화로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 변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추진했고, 방카슈랑스 등 은행과 시너지 등을 고려해 손해보험사 대신 생명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순조로웠던 인수 절차에 변수로 떠오른 것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다. 보험업계는 SPA 체결은 예정대로 이뤄지겠지만, 이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사 지배구조법’상 금융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은행을 재검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SPA를 체결해도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최종적으로 계약이 불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