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요금제, 5G보다 느린데 최대 3만원 비싸

3사 가입자 28%가 ‘LTE’

5G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린 LTE가 오히려 요금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부터 5G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에서 LTE와 5G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요금 체계를 잘 알지 못해 더 많은 요금을 내고도 더 적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비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TE 요금제 일부는 5G 요금제보다 제공하는 데이터는 적고 가격은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 LTE의 이동통신 3사 평균 전송 속도가 5G 전송 속도의 5분의 1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속도는 더 느리면서 가격은 더 비싼 것이다. SKT의 경우 5만 원 LTE 요금제가 하루에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 반면 5G 요금제는 3만9000원에 6GB를 제공하고 있다. KT도 마찬가지다. 4만9000원 LTE 요금제는 하루 5GB를 제공하지만 3만7000원 5G 요금제가 4GB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4만9000원 LTE 요금제가 하루 3.5GB를 제공하는 반면 3만7000원 5G 요금제는 5GB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가격 역전 현상은 고령층 요금제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최대요금 기준 LTE가 5G 요금제보다 3만 원 이상 비싼 경우도 있었다. SKT와 KT의 경우 무제한 데이터·청년 요금제에서도 LTE가 5G보다 만원가량 더 비싸거나 더 적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현 정부에서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에 대해선 세 차례 요금제 인하를 추진해온 반면 LTE 요금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LTE와 5G를 통틀어 통신 3사 가입자는 올해 6월 기준 총 4713만여 명으로 이 중 LTE 가입자는 1340만 명(28.4%)에 달한다. 최수진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LTE 요금체계의 합리적 개편을 위한 정책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단말기를 쓰더라도 5G요금제를 쓸 수 있는 등 고객은 자신의 선호에 맞게 LTE요금제나 5G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며 “통신망 진화나 고객 측면에서는 LTE보다 속도도 빠르고 요금도 저렴한 5G로 자연스럽게 고객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