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원전 3·4호기, 강화된 안전기준 통과

부지 지반조사 · 방호도장재 등
美원자력규제위원회 지침 적용

12일 건설이 허가된 신한울 3·4호기는 기존 원전들보다 더욱 강화된 기준의 심사를 통과해 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전을 건설하는 지역의 지반이나 원전에 사용되는 방호 페인트 등 평가 검증 기준이 확대되거나 강화됐기 때문이다.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2016년 허가된 새울 3·4호기와 비교해 더 철저한 안전 평가를 거쳤다.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안전 기준 평가 시 국제 표준처럼 여겨지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USNRC) 규제지침을 참고하는데 이 지침이 지난 몇 년간 강화된 만큼 이번 신한울 3·4호기 평가에 적용된 안전 기준 역시 상향됐다는 것이다.

원전이 들어서는 지역의 지반이 튼튼한지를 조사하는 ‘부지 지반조사’가 대표적이다. 지침에 따르면 원전 시설 중 안전에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구조물이 위치하는 지반의 경우 원래 1개의 시추공을 뚫어 조사하도록 했으나, 변경 후 최소 3개의 시추공을 뚫도록 강화됐다. 이에 따라 38건의 추가 시추가 진행됐다. 방호도장재는 원전에 사용되는 특수 페인트로 원전 내의 철골 구조물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다. 평시엔 원전 내부 설비들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고 시엔 강한 압력의 물을 맞고도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핵심 자재다. 원안위에 따르면 방호도장재의 성능을 시험하는 방법이 기존보다 더 늘어나는 등 관리기준이 강화됐다. 또 원전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피로 손상을 평가하는 ‘환경피로평가’ 대상도 압력유지기기에서 원자로 내부의 냉각재와 접촉하는 금속 구조물로 확대됐다.

사고감시설비에서 핵연료 손상 등 관련 정보를 더 쉽게 알아볼 수 있게끔 감시 시스템을 정비해 중대 사고를 실시간으로 더 잘 감시할 수 있게 됐다.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의 대응 계획과 절차도 바뀌었다. 원전에 영향을 주는 운전기준지진(OBE) 초과 여부를 기존엔 지진 발생 4시간 후 판정하도록 정하고 있었으나 이를 2시간으로 단축하고, OBE를 초과했을 경우 원전을 수동으로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응 절차가 강화됐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