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평균 IQ를 봐라”…이 말은 트럼프가 한 말이 아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유세하던 도중 특유의 춤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부전자전? 이름도 같은 트럼프 장남, 아이티 이민자 비하
"여러분의 나라로 제3세계 수입하면 여러분이 제3세계 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을 겨냥해 "그들은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며 혐오 조장 유언비어를 퍼뜨려 논란이 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름도 같은 장남도 그에 못지 않은 망발을 쏟아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2일 보수 방송매체와 인터뷰에서 아무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아이티 이민자가 다른 나라에서 온 이민자보다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 주니어는 "아이티를 봐라. 아이티의 인구통계학적 구성과 평균 IQ(지능지수)를 봐라. 여러분의 나라로 제3세계를 수입하면 여러분이 제3세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그건 그냥 기본이다. 인종차별이 아니다. 그냥 사실이다"라고 했다.

NYT는 "인종이나 국적을 지능과 연관 짓는 것은 사이비 과학을 이용해 특정 인종의 열세나 우위를 주장하는 과학적 인종차별"이라며 "IQ의 효용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도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로 이주한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괴담을 꺼냈다. 이후 스프링필드시 곳곳에 폭탄 테러 위협이 이어졌고 아이티 이민자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민자에 대해 근거 없는 불안을 조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부(DHS), 다른 연방 부처 요원들을 동원해 오로라를 해방할 것"이라며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나라의 일부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베네수엘라 출신 갱단이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의 건물들을 장악하고 있다는 소문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로라도 경찰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갱단이 콜로라도에 존재하긴 하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과장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