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임성재, 프레지던츠컵서 ‘매너 논란’ 불거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주형(왼쪽)과 임성재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로열 몬트리올 골프클럽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볼 경기 도중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주형과 임성재가 프레지던츠컵 첫날 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골프위크는 27일(한국시간)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남자골프 단체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의 첫날 소식을 전하며 케빈 키스너 미국 부단장과 카밀로 비예가스 인터내셔널팀 부단장의 말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로열 몬트리올 골프클럽에서 열린 포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인터내셔널팀은 단 한 경기도 얻지 못하는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보다 두 부단장의 설전에 더 큰 관심이 모아졌다. 둘의 말싸움이 벌어진 배경은 임성재-김주형 조와 스코티 셰플러-러셀 헨리 조가 경기한 3번째 경기 8번 홀(파4)에서다.

임성재와 김주형 조가 2홀을 끌려가는 상황에서 김주형이 약 7m 버디 퍼트를 성공했고 둘은 격한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평소 골프에서 금기시하는 그린에서 껑충껑충 뛰는 동작과 큰 소리로 함성까지 질렀다. 함께 경기하는 셰플러, 헨리의 퍼트가 남았지만 둘은 세리머니를 하느라 홀에서 공도 꺼내지 않았다.

논란의 장면은 뒤이어 나왔다. 헨리가 퍼트를 한 뒤 셰플러가 퍼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임성재와 김주형이 8번 홀 그린을 지키지 않고 9번 홀로 떠난 것이다. 먼저 경기가 끝났다고 해도 동반자의 경기가 끝난 뒤 함께 이동하는 것은 골프의 대표적인 매너다. 임성재와 김주형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매너 논란의 시작이다.

이 경기를 중계하던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해설자 폴 맥긴리(아일랜드)는 "보기 좋지 않은 행동"이라면서 "내 생각에는 예의에 어긋난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이라지만 재미와 경쟁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맥긴리는 라이더컵 유럽팀의 단장을 역임했다. SNS에서도 임성재와 김주형이 무례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첫날 경기를 마친 뒤 키스너 미국 부단장도 "선을 넘었다"면서 "인터내셔널팀의 비예가스 부단장이 임성재와 김주형을 9번 홀로 이동하라고 부추겼다"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제 맞서 비예가스는 "규칙을 어긴 적 없다"고 맞섰다. 실제로 로열 몬트리올 골프클럽의 8번 홀 그린과 9번 홀 티잉 구역은 약 80m 가량 멀리 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해 김주형은 "나는 퍼트를 마쳤고 상대의 퍼트를 지켜볼 이유가 없었다. 우리한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싸구려 행동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셰플러도 "(김주형과 임성재가 다음 홀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서로 경쟁하는 게 즐겁다. 여기가 바로 그런 곳이다. 경기가 끝나면 모자를 벗고 악수하는 것도 즐겁다. 경기 중에는 친구가 아니어도 경기 후에는 친구"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과 함께 경기했던 헨리는 "신경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