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음주 장면 다 찍혔는데…50대 음주운전 무죄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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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8잔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 낸 50대 남성 무죄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낸 5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는 29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오후 10시쯤 인천시 부평구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3m가량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차를 몰다가 주차 중인 승합차와 부딪히고 나서도 차량을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한 혐의도 받는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당시 A씨가 술을 마신 술집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그의 체중을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 수치인 0.065%였다고 결론 내렸다.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술의 농도,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수사 기법이다.

검찰과 경찰은 술집 CCTV에 A씨가 지인이 따라준 소맥 1잔과 맥주 7잔 등 총 8잔의 술을 마시는 모습이 담긴 것을 토대로 A씨가 알코올농도 16.5%인 소주 50㎖와 알코올농도 4.5%인 맥주 1800㎖를 마셨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술잔에 술을 일부만 채워 마시거나 술잔에 술이 남은 상태에서 더 따라 마시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1800㎖의 맥주를 마셨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맥주 총 1200㎖를 마신 것을 전제로 혈중알코올농도를 0.041%로 계산했으나 이는 최대로 계산할 때 나오는 수치”라며 “위드마크 적용 공식 근거가 된 피고인 체중도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측정됐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판사는 사고후미조치 혐의와 관련해서도 “피고인은 사고 후 가해 차량을 후진해 사고 전 주차상태로 원상 복귀한 뒤 피해자에게 명함을 건네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사고로 인해 차량 파편이 도로에 흩어지지도 않았고 도로 통행에 장애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지운 기자